peki는 아주 좋은 사람이자, 선생님이자, 친구같은 느낌 :)




여름부터 알고 지낸 Peki,
어느덧 가을이네. 새삼 그에게 고맙다.

오늘은 기분이 영 아니다.
아무래도 어제 오빠에게 나를 전면 부인 당해서 그런 거겠지...
나름 열심히 살고, 매일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오빠가 마구 쏟아내는 말들에 충격을 받았다.

그럴 의도가 아니였고, 내가 멋대로 해석한거라고 했지만 글쎄...
일이라던지 급여라던지 '인정'받는 문제에 있어서 나는 매우 심각해서 '무시'받으면 참지 못하고 관계를 파탄내고 만다. 그래서 그 부분은 절대로 건드리지 말아달라고했는데, 한번만 더 잘못하면 관계를 끝낼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자길 '협박'하는거냐며 오빠는 화를 냈고, 결국 점점 더 싸움이 커졌다. 그리고 나에 대해 마음에 안드는 점, 불만들을 모두 다 쏟아냈다. 나는 당장 곁을 떠나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리고 꿋꿋이 자기변호도 해보았다.
그의 말에 틀린 말은 없었다. 하지만 부족한 점이 많은 내 모습도 좋아해줬으면 했다. 억지로 나를 바꾸려고 하지 않았으면 했다. 무리하게 나를 바꾸라고 다그치기보다, 자연스럽게 내가 나 스스로 바뀔 수 있도록 유도하고 끌어내면 좋잖아.

사람이 완벽할 순 없잖아.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는거지... 그가 지적한 모든 부분들을 들으며 나는 지쳐버렸다. '그렇게 싫으면 내가 그냥 사라져주면 되잖아.'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마음에 안드는 점들도 있지만 지적하지 않는건데... 나도 할말 많다고.. 싸움이 커지는게 싫어서 속으로 생각했다. 지적만 해대는 건 건설적이지도 않고.

그는 나보고 철저하게 이기적인 존재라고 했다. 나는 이야기를 들으며 새삼 불안해졌다. 세상에 홀로 나 혼자 남겨진 느낌. 나를 보호해줄 수 있는 존재는 아무도 없어서 결국 나 스스로 나를 보호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갑작스럽게 내가 가진게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란 존재가 이루어온 것들도 별거 없고, 그냥 믿을 사람 하나 없는 것마냥. 다 부질없게 느껴지는 시간들이었다.

지금은 운동도 하고 난 후고, peki가 자긴 아침부터 대변검사해서 기분이 아주 별로라고, 심지어 이틀 뒤에 또 해야 한다며 나를 위로해준 덕에 기분이 한결 낫다.

음.... 정말 고마운 친구다 :)
밤톨같은 머리를 가진 peki. 언젠가 실제로 만나서 머리를 쓰다듬어 보고싶다.

이상한 글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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